얼마 전, 폴란드인과 가정을 꾸린 한국인 손님을 집으로 초대했습니다. 간단하게 차와 함께 먹으려고 구워둔 바나나브레드!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한 조각을 먹더니 맛있다고 하고, 또 한 조각을 먹고, 결국에는 레시피까지 알려 달라고 했습니다. 특히 제가 만든 바나나브레드의 촉촉하면서도 포슬포슬한 식감이 마음에 든다고 했습니다. 손님이 집에서 직접 바나나브레드를 만들어 본 적이 있는데, 자기가 만들었을 때는 이렇게 촉촉하면서도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이 나지 않았다고 하네요.
저는 보통 아이들을 위해 베이킹을 하기 때문에 재료도 조금 더 신경 쓰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베이킹할 때 넣을 수 있는 재료라면 그릭요거트나 견과류 가루처럼 단백질과 좋은 지방을 더해 줄 수 있는 재료를 자연스럽게 넣어 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물론 건강한 재료를 넣었다고 해서 맛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이들이 “건강한 간식”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그냥 맛있어서 한 조각 더 먹는 음식이면 좋겠거든요. 이 바나나브레드도 그런 마음으로 만든 레시피입니다.
촉촉하면서도 포슬포슬한 바나나브레드의 비결
- 그릭요거트의 역할: 버터나 오일을 과하게 넣지 않아도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만들어 줍니다. 다음 날까지 빵이 마르지 않는 촉촉함을 더해줍니다.
- 견과류 가루(아몬드+피스타치오): 떡처럼 질척거리지 않고 기분 좋게 포슬포슬한 식감을 만들어 줍니다. 견과류에서 오는 고소한 풍미와 단백질, 불포화지방도 자연스럽게 더할 수 있어요. 너무 많은 양을 넣으면 반죽이 무거워질 수 있기 때문에, 저는 밀가루의 일부만 견과류 가루로 바꾸는 정도가 가장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피스타치오 가루는 향과 맛이 꽤 분명하기 때문에 소량만 넣거나, 향이 부담스럽다면 아몬드가루로 대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 10×20×10cm 직사각 틀 추천: 일반 파운드케이크 틀보다 약간 작아 굽는 시간이 단축되고 속까지 균일하게 익습니다. 아이들에게 서빙하기에도 딱 좋은 크기입니다.
준비 재료
[기본 반죽]
- 잘 익은 바나나 2개 (약 220g)
- 달걀 2개
- 설탕 60g
- 그릭요거트 80g
- 바닐라 익스트랙트 1작은술
- 무염버터 60g (또는 식물성 오일 50g)
[가루류]
- 박력분 또는 중력분 100g
- 아몬드가루 30g
- 피스타치오 가루 20g (아몬드 가루로 동량 대체 가능)
- 베이킹파우더 4g (약 1작은술)
[추가 재료]
- 화이트 초코칩 30g
- 다크 초코칩 40g (40g 중 10g은 굽기 전 반죽 위에 뿌려 장식해도 좋습니다.)
만드는 방법
1. 오븐 예열
오븐을 **170℃**로 예열합니다.
사용하는 오븐에 따라 실제 온도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평소 사용하는 오븐의 특성을 고려해 주세요.
2. 바나나 으깨기
잘 익은 바나나를 포크로 곱게 으깨줍니다.
3. 젖은 재료 섞기
볼에 달걀과 설탕을 넣고 거품기로 잘 섞어주세요.
여기에 바닐라 익스트랙트 → 녹인 버터 → 그릭요거트 → 으깬 바나나 순서로 넣으면서 각각 잘 섞어 줍니다.
4. 가루류 넣기
밀가루, 아몬드가루, 피스타치오 가루, 베이킹파우더를 체에 쳐서 넣습니다.
주걱으로 가루가 보이지 않을 정도까지만 가볍게 섞어 주세요.
너무 오래 섞으면 완성된 바나나브레드가 무거워질 수 있으니 이 단계에서는 과하게 반죽하지 않는 것이 좋아요.
5. 초코칩 넣기
화이트 초코칩과 다크 초코칩을 넣고 가볍게 섞어 줍니다.
원한다면 다크 초코칩 10g 정도는 남겨두었다가 마지막에 윗면에 올려주세요.
화이트 초코칩의 달콤함과 다크 초코칩의 쌉쌀한 맛이 함께 들어가면 단맛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 좋습니다.
6. 틀에 담기
틀에 유산지를 깔거나 버터 또는 오일을 얇게 발라 준 후 반죽을 부어 줍니다.
이때 남겨둔 초코칩이 있다면 윗면에 골고루 뿌려주세요.
7. 굽기
170℃에서 약 40~50분 구워 줍니다.
오븐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40분 정도부터 상태를 확인해 주세요.
꼬치를 가운데 부분에 찔렀을 때 묻어나는 반죽이 없으면 완성입니다.
윗면이 너무 빠르게 갈색으로 변한다면 윗면을 호일로 살짝 덮어주세요.
더 맛있게 만드는 작은 팁
- 완숙 바나나를 사용하세요.
바나나에 검은 반점이 충분히 생겼을 때가 바나나 브레드를 만들기 가장 좋아요. 바나나 자체의 단맛과 풍미가 훨씬 강해지기 때문에 설탕을 조금 줄여도 맛있어요. 아주 잘 익은 바나나를 사용한다면 저는 설탕을 10g 정도 줄여서 만들기도 해요. - 아이들을 위해 단맛을 추가하고 싶다면 화이트 초코칩을 조금 더 넣어도 좋아요.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건 역시 달콤한 맛이죠. 조금 더 부드럽고 달콤한 바나나 브레드를 원한다면 다크 초코칩의 일부를 화이트 초코칩으로 바꿔보세요. 반대로 어른들이 먹는다면 다크 초코칩의 비율을 조금 높여도 맛있어요. - 카페 스타일로 만들고 싶다면
조금 더 예쁜 바나나 브레드를 만들고 싶은 날에는 바나나를 하나 더 준비해서 세로로 반을 갈라주세요. 반죽을 틀에 담은 뒤 반으로 가른 바나나를 윗면에 살짝 올려 함께 구워주면 돼요.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윗면의 바나나가 캐러멜화되면서 향이 진해지고, 바나나의 달콤함도 훨씬 깊어져요. 맛도 좋지만 무엇보다 완성된 바나나 브레드를 테이블에 내놓았을 때 훨씬 근사해 보여요. 손님이 오는 날이나 주말 아침에 만들기 좋은 방법이에요.
아이들과 함께 먹는 바나나브레드
저는 아이들을 위해 베이킹할 때 무조건 건강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맛있는 간식 안에 조금 더 좋은 재료를 자연스럽게 넣는 것을 좋아해요. 이 바나나브레드에는 바나나뿐만 아니라 그릭요거트와 아몬드가루, 피스타치오 가루가 들어가요. 아이들이 이런 재료를 하나하나 의식하지 않더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예요. 그래서 저는 “건강한 바나나브레드”라기보다는 아이들도 맛있게 먹고, 엄마도 재료를 조금은 안심하고 넣을 수 있는 바나나브레드라고 생각해요. 결국 아이들이 한 조각을 더 달라고 하면 그게 제일 성공한 레시피니까요.
그리고 이번에 손님에게 레시피를 알려주면서 다시 한 번 생각했어요. 음식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더 즐겁고, 그 레시피를 나누는 일도 꽤 따뜻한 일이더라고요. 이 바나나브레드가 여러분의 집에서도 그런 작은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